1. 2023년이다. 뭘 한지도 모른 채 1월이 지나고, 2월을 맞이했다. 항상 불규칙한 삶을 살면서, 불면증을 달고 살지만, 최근 들어 불면증이 더욱 심해졌다. 그나마 알콜에 의존해 힘겹게 잠이 들 때도 있지만, 술을 먹지 않는 날은 두 눈을 뜬 채 아침을 맞이하는 날이 부지기수다. 물론, 오늘 또한 그런 날이다. 억지로 잠이 들고자 애썼지만, 침대에서 뒤척이며 몇 시간을 보낸 채 해가 뜨고 나서야, 컴퓨터 앞에 앉아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뭘 써야 할지는 모르지만, 그저 의식의 흐름에 맡겨 타자를 두드린다.

  2. 1월은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좋은 일도 있었고 나쁜 일도 있었고 기쁜 일도 있었지만, 슬픈 일도 함께였다. 온갖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밀려오니 순간의 감정들이 기쁨인지 슬픔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모호한 상태로 지냈다. 때로는 감정이라는 것을 없앤 채 살고 싶다. 감정이란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나면, 뭘 원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른 채 그저 표류하는 내 자신을 보게 된다.

  3. 타인의 우울함이나 고독 따위에 관심을 가질 사람은 많이 없다. 이제는 나의 솔직한 감정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용기도 나지 않는다. 그저 무미건조한 위로나 어쭙잖은 조언 따위나 듣자고 나의 치부를 누군가에게 드러내는 것은 썩 유쾌하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나마 이렇게 글로써 써 내려가다 보면, 흐릿하던 내 감정이 좀 더 선명해진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건진 여전히 모르겠지만, 당장 뭘 해야 할지는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