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은 오래전부터 나의 신이었다.
나는 스스로 하늘의 푸른 부분을 지웠다.
빛은 결국 어둠의 또 다른 이름이었으니까.

아름다움 앞에서 고개 숙이는 법을
늦게야 배웠다.
어린 시절은 마음만 먹으면 돌아갈 수 있는
파편 같은 장면이었다.


생각은 멎고, 말은 뒤집혀 흩어지고,

남은 건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미약한 사랑 하나.


나는 하루 종일 길을 잃은 아이처럼 걸었고

모든 존재가 결국
행복이라는 운명에 붙들려 있다는 것을 보았다.


행동은 삶이 아니다.

그저 힘이 빠져나가는 순간들,
잠깐의 침묵 같은 것.
도덕은 우리 뇌가 가진 가장 무른 부분.


그리고 나는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버렸다.


새벽은 언제나 가슴을 찢고 지나가고

달은 잔혹하다.
태양은 매번
쓴맛만을 남긴다.

 

-takahiro miyashi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