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도 자지 못하고 아침을 맞이하는 날이 부쩍 늘었다. 눈을 감으면 온갖 걱정들이 들이닥친다. 늘 그렇듯 해답이 없는 문제들뿐이다. 잠을 못 잤다고 얘기하니 한 친구는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대답한다, 아무 일이 없는 것이 걱정이라고. 사실 내가 열심히 해서 해결될 문제라면, 열심히 하면 끝이겠지만. 열심히 하는 것 만으론 해결되지 않는 걱정들의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우리 같은 부류들에겐 필연과도 같은 일일 것이다. 이럴 때면 학생 때가 그립다. 그때는 열심히 한 만큼 성적이라는 결과물로 모든 게 평가되었으니깐. 물론 학생 때 공부를 열심히 하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산다는 게 너무 힘들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아직 청춘이라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살날이 기대감보다는 공포감이 좀 더 앞서는 듯하다. 언제쯤 나는 이 공포를 넘어서 평온한 잠을 청할 수 있을까.